프롭테크 선도 기업, 직방의 현재 위치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역동적이다. 이 가운데 기술을 무기로 삼아 시장의 판을 뒤흔든 기업이 있다. 바로 **직방(Zigbang)**이다. 단순한 부동산 앱에서 출발한 직방은 이제 프롭테크(PropTech) 산업의 선도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 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기술을 뜻한다. 즉, 부동산 관련 활동(매매, 임대, 중개, 관리 등)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프롭테크의 핵심이다.
초기에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 서비스로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직방은 더 큰 변화를 꿈꾸며 기술 중심의 종합 부동산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직방의 주요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 가상현실(VR) 투어 및 메타버스 기술 도입
집을 직접 보지 않고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환경 구축
- 비대면 전자계약 시스템 개발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비대면 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
- 기업 대상 B2B 오피스 중개 사업 진출
‘메타폴리스’ 브랜드로 삼성역 인근 공유오피스 운영
이러한 전략들은 직방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거래와 서비스 중심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직방이 직면한 도전들
하지만 그 혁신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직방은 현재 몇 가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들 도전은 직방의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1. 경쟁 심화: 전장은 이미 붉게 타올랐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시장은 말 그대로 레드오션이다. 네이버부동산, 다방, 호갱노노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네이버부동산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포털과의 연계성, 검색 편의성, 브랜드 신뢰도 등에서 네이버는 여전히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직방은 기능적으로는 앞서 있지만, 사용자 습관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게다가 다방과 호갱노노 역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며 추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2. 기존 중개업계와의 갈등: 협력에서 대립으로
직방은 출범 초기 중개업소와의 협력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최근 자체 중개 플랫폼 구축 및 중개 수수료 수익 모델 도입 시도는 기존 중개사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 일부 지역에서는 직방 앱 탈퇴 운동이 발생
- 협회 차원의 공식 대응도 이어지고 있음
직방은 새로운 수익 모델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지만, 파트너였던 중개업소들과의 신뢰 훼손은 장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3.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 구조적 한계
부동산 시장 자체의 불확실성도 직방에게는 큰 장애물이다.
거래량이 줄어들고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 매물 광고와 중개 수수료 수입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의 핵심 수익원은 결국 거래와 광고이다. 시장이 얼어붙는다면 직방의 수익 구조 역시 뿌리부터 흔들릴 위험이 존재한다.
직방의 생존 가능성 – 희망과 불안의 교차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직방은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충분한 자산과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한 가지 희망적인 신호가 있었다.
VAC의 600억 투자: 기술과 자본의 강력한 결합
국내 대표 사모펀드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는 최근 직방에 대해 6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의 시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긍정적 요인
- 강력한 기술력과 사용자 경험 중심 서비스
AI, 빅데이터, VR 등의 기술 접목을 통한 차별화
-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높은 사용자 기반
- VAC라는 든든한 재정적·전략적 파트너 확보
투자만이 아닌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플랫폼의 확장성 확보
주거 공간뿐 아니라 사무 공간, 상업 공간까지 사업 영역 확장 중
부정적 요인
- 여전히 불확실한 수익 모델
광고 의존도 여전히 높고, 자체 중개 시도는 시장 저항 심화
- 정책 리스크 존재
부동산 거래 관련 규제, 공인중개사법 등 외부 변수에 취약
- 기술의 체감 효용성 한계
VR 투어나 메타버스 사무실이 과연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직방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
직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일지 모른다.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는 이미 입증되었다. 그러나 생존은 기술이 아닌 전략과 실행력의 문제다.
직방이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 기존 중개업계와의 상생 전략 수립
협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 정립이 필요
- 기술의 실효성 강화
기술은 결국 사용자에게 "와, 이건 진짜 편하네!"라는 감탄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 수익 구조 다변화
광고 외에도 프리미엄 서비스, B2B 계약, 데이터 솔루션 등 현실적인 수익원 확보 필요
- 정책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조직 체계 필요
- VAC와의 전략적 제휴 효과 극대화
자본의 힘을 단순한 운영비 보완이 아닌 혁신 가속화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직방은 현재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기술, 자본, 브랜드 삼박자를 모두 갖춘 직방이 진정한 혁신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전략과 선택에 달려 있다.
지금이야말로, 직방이 ‘부동산 플랫폼 2.0’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를 가늠할 결정적인 순간이다.